비가 오다가 말다가를 계속 반복하더니, 결국 오늘 경기도 하다가 말다가 했네요.
무려 2차례(4회말 1시간 가량 중단, 7회초 40여분 중단)나 경기가 중단되었다가 재개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양준혁 선수(은퇴는 했지만, 아직도 선수가 더 어울립니다)가 직접 3루에 고인 물을 제거하는 모습도 TV화면에 잡혔습니다.
결국 4시간 40분의 경기(1시간 40분 지연)에서 삼성이 한화를 5대 4로 이번 시리즈를 스윕했습니다.
7회말 2아웃 3루 상황에서 양훈 선수를 상대로 박석민 선수가 13구까지 가는 접전으로 우전 적시 결승타를 터뜨렸습니다.
선발 등판했던 팀 레딩 선수가 6이닝 4실점으로 4-4 동점상황에서 내려갔고, 7회부터 2와 1/3이닝을 던진 권혁 선수가 승리투수를, 9회초 2/3이닝을 던진 안지만 선수가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팀 레딩 선수의 국내 첫 선발 등판 경기여서 더욱 관심이 간 경기였습니다.
팀 레딩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서, 남은 삼성의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점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우선 오늘 기록 입니다.
날짜 |
상대 |
이닝 |
승/패 |
피안타 |
탈삼진/볼넷 |
실점/자책점 |
방어율 |
8/15 |
한화 (대구경기) |
6 |
- |
5 |
1/2 |
4/4 |
6.00 |
1회와 3회를 제외한 2,4,5,6회에 1점씩 내줬습니다. 볼넷으로 2회와 4회에 볼넷으로 내보낸 것으로 2실점, 5회와 6회에 맞은 안타가 2실점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정확하게는 1루에 나간 주자가 2루로 도루를 4번 다 성공시키고 나온 희생플라이와 안타가 결국 4실점의 빌미였습니다.
1회초 김태완 선수의 배트에 맞아 왼쪽 손목 골절상으로 1아웃 1,2루에서 나온 진갑용 선수조차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2회초 정희상 선수에게 도루를 허용했고 4회초 최진행 선수의 도루, 5회초 이희근 선수, 6회초 김태완 선수의 2루 도루가 성공하고 이어서 나온 적시타로 실점했습니다.
오늘 등판으로 팀 레딩 선수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우선 140km 초중반대를 형성하는 포심과 싱킹 패스트볼은 구위가 좋았습니다. 포심 패스트볼은 구위가 묵직하며 145km대를 꾸준히 찍어주었고, 라이징이 형성되곤 했습니다. 싱킹 패스트볼은 눈으로도 보일 정도로 무브먼트가 훌륭했습니다. 주로 이 싱킹 패스트볼로 땅볼 타구를 많이 만들어낸 점은 상당히 희망적입니다.
더불어 패스트볼의 제구력도 인상적입니다. 타자의 무릎 근처로 주로 형성되며 좌우폭도 공 한개 이상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간간이 던진 커브는 낙차폭이 커서 싱킹 패스트볼과 함께 땅볼 타구를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브레이킹볼은 아직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 온지 4일만에 선발 등판이라는 점 때문인지 비가 오는 날씨로 인해 흐림이 자꾸만 끊어져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슬라이더의 각이 그리 크지 않았고 구속도 130km 초반대를 형성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구위면에서는 괜찮다라는 이른 평가를 내려봅니다. (중상위권 팀들과 상대해봐야지 정확한 판단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투수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견제 능력이었습니다.
실점의 빌미가 모두 도루를 허용한 것이었습니다. 팀 레딩 선수가 허용한 4개의 도루 중에서 3번의 경우엔 진갑용 선수가 도루 저지 송구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도루에 성공한 한화 선수로 김태완(5개), 최진행(4개), 정희상(2개), 이희근(1개) 선수입니다. 올시즌 4명의 선수가 합친 도루갯수가 딱 10개입니다. 한화가 후반기부터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구사하고 있지만, 루상에서 뛰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모두 도루를 허용했습니다. 이 것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더욱이 6회초 정원석 선수가 타임을 부르고 타석에서 벗어났고, 심판도 타임을 선언하고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그 이후에 투구 동작을 개시하고 도중에 스톱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야가 좁은 스타일 인 것 같기도 합니다. 삼성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게 될 SK나 두산의 주루플레이를 기억한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투구폼이 간결한 것을 보았을 때, 송구와 투구하는 차이가 상대에게 쉽게 노출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문제는 삼성에서 수정해서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팀 레딩 선수는 타자를 힘으로 압박하는 스타일이 아닌, 맞춰잡는데 익숙한 스타일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삼성에 온 것이 긍정적입니다. 김성근 SK 감독과 암묵적으로 유격수 수비에서는 정상급으로 인정받는 김상수 선수와 1루에 허슬플레이어 채태인 선수, 탄탄한 기본기로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는 신명철 선수(2루)와 조동찬 선수(3루)가 지키는 삼성의 내야는 철옹성도 부럽지 않으니까요.
잔루를 남기는 스타일인 팀 레딩 선수의 오늘 견제 모습이 단순히 적응 단계에서 나오는 일시적인 문제이길 바랍니다.
삼성에서도 이런 위험을 그냥 두고 볼 것으로는 안 보이고요.
다음 예상되는 팀 레딩 선수의 등판은 8월 20일부터 시작되는 KIA전일 것 같습니다.
다시 TV 앞을 사수해야 겠네요.
비가 또 오기 시작한답니다.
모든 분들이 비 피해 없이, 대비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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