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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 떠오르는 돔구장

이슈_다_있슈 2010. 8. 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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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뎬무로 인해 사직구장을 제외한 3개 구장에서 일찌감치 경기가 취소되었습니다.

사직구장 역시 1회가 끝나자마자 내리는 비로 인해 30분의 기다림 후, 우천으로 인한 노게임이 선언되었습니다.

1회초 조동찬 선수가 홈런을 기록했지만 7월 27일 한화전과 같이 우천 노게임 선언으로 아쉬운 홈런을 빗물에 같이 흘려 보냈습니다. (7월 27일은 조동찬 선수의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비만 오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돔구장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워도 더워도..

경기에 지장을 받지 않는 돔구장 건설 문제가 다시 부상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최근 안산시에서 건설 예정이었던 안산 돔구장 건립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돔구장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돔구장 운영주체도 불투명하다는 이유입니다.

돔구장을 짓게되면 연간 200억 원 가량의 운영자금의 소요되지만 현재 프로야구 수입창출을 고려했을 때 어려움이 있을 것은 당연하고, 인구 80만의 안산시에서 떠맡기에는 지자체 부담이 너무 큰 것입니다.

 

안산 돔구장의 조감도입니다.

멋있기는 멋있습니다.

말 그대로 꿈의 구장이죠.

 

 

그리고 안산을 홈구장으로 하는 프로야구 팀 역시 없습니다.

넥센 히어로즈가 들리는 소문으로는 건립이 되면 안산으로 연고지를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소문은 역시 소문에 불과합니다.

넥센이 돔구장 운영을 맞게 되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보지 않아도 그려집니다. 이미 전과가 있으니까요.

 

KBO야구계에서는 안산시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2000만명이 넘는 수도권의 잠재적 소비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돔구장 활용가치가 높다며 안산시에 돔구장을 건설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서울에 LG와 두산, 인천에 SK, 목동에 넥센이 있습니다. 이미 수도권에 구단이 과밀한 상태에서 안산에, 그 것도 신생구단을 창단시켜서라도 돔구장을 건립시키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은 한심합니다.

 

또한 대구시의 돔구장 건립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2월 포스코과 대구시가 체결한 돔구장 건립 양해각서도 검토단계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대구시가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롯데 장병수 대표의 기사가 제 마음에 쏙 들어왔습니다.

돔구장 건설은 불필요하고 그 비용으로 더 나은 인프라 구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과 WBC에서 선수들의 선전으로 국가 위상은 높아졌지만, 28년간 시설 인프라의 향상은 SK의 문학구장 건립 말고는 없었습니다. 시대는 2010년이지만, 생활은 1980년대인 것입니다.

 

2010 한국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대구구장은 1만명도 수용하지 못하고, 시설의 낙후로 인해 위험도 평가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것도 매년 보수를 한 것이라는 것이 더욱 충격적입니다.

 

반면에 문학구장은 2001년 처음 건립 이후, 스포테이먼트라는 슬로건으로 매년 관중 수가 늘어가면서 수입도 작년에는 흑자전환을 했습니다.

 

국내 최고의 야구장인 문학구장입니다.

메이저리그급의 이 구장를 찾는 SK팬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결국 좋은 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선수들의 성적도 좋고, 야구장을 찾은 팬들도 야구를 편하고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팬들은 다시 구장을 찾게 되고, 자연히 매출이 계속 늘어나는 것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머나먼 꿈나라만을 동경하는 현 행태에 대해서는 탄식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윗분들이 그렇게 쉽게도 외치는 돔구장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는 아실까요?

 

실제적으로 돔구장은 건설비용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유지비용이 듭니다.

일본의 경우, 많은 분들이 아시는 도쿄돔을 비롯해서 6개의 돔구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모두 대도시 6곳에 지어져 있습니다.

일본도 돔구장 운영을 위해서 매년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경제사정이 차이가 있는 일본에서도 돔구장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돔구장 하나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 도시가 공동으로 운영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서울이나 부산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인 안산에 건립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년 들어가게 될 운영비와 건립비 문제가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폐쇄식 돔구장 하나를 짓는데, 대략 3000억원이 소요된다고 했습니다. 추가로 얼마나 더 들어갈지 알 수 없습니다.  개폐식은 당연히 더욱 들겠죠? 추정치가 5000억원이라고 합니다. 또한 운영비가 상상이상입니다.

폐쇄식은 그나마 적은 비용이라지만, 매년 100억원 이상의 돈이 지출되고 개폐식은 300백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유지를 위해서 소요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본은 대부분이 폐쇄식 구장이고, 개폐식 구장도 그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폐쇄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돔구장이 우리나라에 과연 필요할까요?

대기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야구단은 사실상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야구단 운영을 기업의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실정에서, 어느 기업이 수익 발생없이 막대한 금액의 지출을 감수하겠습니까?

 

WBC를 통해서 일본과 미국의 야구장을 보면서, 부러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수익구조가 다른 일본과 미국을 무턱대고 쫓을려는 생각은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돔구장이 건립된다고 하더라도, 구단은 임대비로 몇억원만 지출하면 되는 것이고, 나머지 부담은 전부 시가 떠맡게 됩니다.

 

결국, 지자체의 예산 중 상당부분이 돔구장 운영비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고 취업난이 해결되지 않고 더욱 악화만 되어가는데, 돔구장을 위한 지출은 상상하기만 해도 끔찍합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돔구장이 아닙니다.

가족과 친구들, 연인과 함께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필요한 것입니다.

비가 오면 어떻고, 눈이 오면 어떻습니까? 그 것 역시 야구를 즐기는 재미인 것을요.

하지만, 목숨 걸고 야구를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팬들과 선수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돔구장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터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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