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이슈/4. 스포츠

고졸루키 김상수의 행보

이슈_다_있슈 2009. 4. 17.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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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김상수

소속팀 : 삼성라이온즈

등번호 : 2번

포지션 : 유격수

신체조건 : 키 175cm, 몸무게 68kg

 

 1990년 3월 23일생으로 올해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뛰어든 신인선수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1차 지명을 받고, 계약금 2억 8천만원에 연봉 2천만원으로 입단했다.

2009년 프로야구 시범경기서 타율 0.348로 2위를 기록했고 16개의 안타와 8도구는 1위였다.

현재 4월 14일까지 9경기에 선발 출장 중이고 39타수 13안타로 타율 0.333을 기록하고 있다. 5득점, 3타점, 2도루를 기록하고 있고 아직 홈런은 기록하지 못했다. 장타율 0.487, 출루율 0.395이다. 개막전이었던 4월 4일 LG전부터 12일 KIA전까지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면서 올시즌 고졸 신인 돌풍의 주역이다.

 

 김상수는 시범경기가 들어가기 전부터 언론 매체를 통해서 가장 알려진 신인 선수였다. 삼성라이온즈 김응용 사장은 김상수를 보고 인터뷰에서 "이종범의 신인 시절보다 낫다"고 평가했으며, 칭찬에 무색하기로 소문난 선동렬 감독조차도 "이종범 신인 시절을 보는 듯하다"고 하였다.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 속에서 시범경기에 등장한 김상수는 우려는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시범경기 타율 2위, 안타수와 도루는 1위를 차지하면서 시즌 개막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역시나 시즌 개막전이었던 LG와의 홈경기에서 국민투수 봉중근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더니, 그 후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계속했다. 비록 14일 한화전에서 그 기록이 멈췄지만, 고졸 신인의 돌풍은 생각 이상으로 거셌다. 현재 전경기, 삼성라이온즈의 1번타자로 선발 출장을 하고 있다.

 

 현재 김상수에게 붙는 수식어는 포스트 박진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유격수이자 같은팀의 주장인 박진만의 후계자로서, 한국야구 대표 유격수 계보를 이어나갈 재목으로, 향후 한국야구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다.

 

 

 

김상수의 고교 시절

 김상수는 경북고 1학년 시절부터  팀의 유격수와 1번 타자로 활약할 만큼 인정을 받았다. 왜소한 체구(178㎝ 69㎏)임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타격과 2루타를 생산하는 파워를 겸비했고,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도루 능력도 갖췄다.
3학년 여름 봉황대기에서는 팀을 결승까지 진출시켰다. 이때 아쉽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당시 팀의 공격을 앞에서부터 이끌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2008년 캐나다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청소년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서 2루수 안치홍(현 KIA 3루수)과 내야 콤비를 이뤘었다. 이 대회를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 후에,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그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종범을 연상케할 정도로 공·수·주가 모두 뛰어나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기 시작한 시기였다. 
 대구 지역 연고 출신의 재목을 찾던 이성근 삼성 스카우트 차장은 김상수를 "발이 빠르고 수비의 안정감이 있다. 공격은 손목 힘이 좋아 강한 스윙을 하고 나이에 비해 변화구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고 평가했다.

 

 김상수의 아버지 김영범(45)씨는 실업 야구 선수였다. 이로 인해, 김상수는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야구를 접하게 되었다.
또한, 김상수는 3학년 봄 때 경북고 대선배인 류중일 삼성 코치로부터 글러브를 선물받은 사연도 있다. 류 코치는 "대구에 좋은 내야수가 있다고 하길래 몇 번 지켜봤다"며 모교 훈련장을 찾아 김상수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글러브를 선물했다고 한다.
김상수는 봉황대기 준우승 당시 류 코치가 선물한 글러브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2009 시즌 1차 지명을 받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인연의 고리는 이렇게 알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한다.

 본래 김상수의 등번호는 줄곧 7번이었다. 자신의 우상인 이종범과 박진만의 등번호이기 때문이다. 또한 2008 캐나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당시 대표팀 동료와 7번을 놓고 가위바위로 정하기도 할 정도로 김상수에게는 단순한 등번호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삼성에 입단하면서 자연스럽게 등번호는 2번으로 바꼈다. 삼성라이온즈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등번호 7번은 박진만이기 때문에 넘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2번으로 단 이유가 김상수를 더 큰 재목으로 엿보게 하는 반증이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즈의 데릭지터의 배번인 2번을 달고 최고의 유격수가 되겠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힌 것이다. 박진만을 넘어서겠다는 겁없고 당찬 신인의 포부가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기대가 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훗날 7번은 다시 김상수 몫이 될 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현재 김상수의 최고의 교본이자 스승은 박진만이다. 본래 포지션인 유격수에 박진만이 있기 때문에 지금 2루수로서 경기에 출장을 하고 있지만, 김상수는 "박진만 선배의 훈련 장면을 옆에서 유심히 지켜본다. 포구부터 송구까지의 완벽하게 부드러운 연결 동작을 본받고 싶다"며 감탄하면서, 심심치 않게 유격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김상수를 통해 본 삼성라이온즈의 미래

1. 공격의 선봉장

  그동안 삼성라이온즈를 대표하는 팀컬러는 90년대 이만수, 김성래, 양준혁, 이승엽 등을 선두로 하는 화끈한 한방 야구의 공격력이었다. 이후 2000년대 선동렬 감독이 부임한 후, 지키는 야구로서 마운드의 높이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와 시즌을 거치는 동안 항상 가지는 가장 큰 고심거리는 톱타자 문제였다. 마땅한 톱타자가 수없이 거쳐갔고 최근 5년동안 삼성의 톱타자는 중견수 박한이(30)가 나섰으나 톱타자로서 기대 이하였다.  시즌 리그 최다안타를 차지 하고 지난해 타율 3할1푼6리(370타수 117안타) 맹타를 휘둘렀지만 5도루에 그쳤다. 또한 지난 해 입단한 허승민(24)은 안정된 수비 능력과 주루 플레이를 자랑하지만 방망이가 받쳐주지 못해 결국 주전에서 밀려 대수비 혹은 대주자 요원으로 뛰었다.

 선동렬 감독은 작년 일본 오키나와 전훈을 앞두고 "톱타자와 5선발 투수를 발굴하는게 가장 큰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삼성의 문제는 5선발 문제로 줄었다. 90년대 후반 문제였던 포수 문제를 두산에서 진갑용을 영입하면서 아직까지 끄덕이 없는 것처럼, 시범경기 도루 1위를 차지할 만큼 빠른 발을 자랑하는 김상수의 등장은 삼성 톱타자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느림보 군단'이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나게 될 것이다.

 

2.  내야에 구멍이 없다 

 2006년 겨울 좌완 강영식(28, 롯데)과 유니폼을 바꿔 입은 신명철은 2007년부터 삼성의 주전 2루수로 기용됐으나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다. 빠른 발을 자랑하지만 이적 첫해 타율 2할5푼2리 105안타 5홈런 31타점 43득점 19도루로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내는 듯 했으나, 지난해 타율 1할8푼4리 45안타 1홈런 17타점 29득점 9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삼성의 기대주 조동찬도 2루수로 기용되었으나, 수비불안과 함께 공격도 약해지면서 2루 자리에 크나큰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김상수의 등장은 이러한 구멍을 메우는 것을 넘어서 철벽성을 세웠다. 본래 포지션이 유격수였던 만큼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등과 함께 유격수 박진만과 함께 하는 내야진은 8개구단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이상 내야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3. 나를 따르라 

 선동렬 감독은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뒤 "내년에는 뛰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은 지난해 팀 도루 최하위에 머물렀다. LG의 이대형이 기록한 한시즌 도루갯수보다 삼성 팀도루수가 적었다는 것은 수치적인 결과이다.
작년 2008시즌에 박석민(24)-최형우(26)-채태인(27) 등 젊은 사자 3인방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으나 기동력은 항상 아쉬운 대목이었다. 삼성은 이번 전훈 캠프에서도 주자들이 한 베이스 더 가는 능력을 키우는데 주안점을 뒀다.
 삼성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는 지난해 겨울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 때 김상수의 빠른 발에 매료됐다. 1루에 출루하면 재빠르게 2,3루 베이스를 훔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지금껏 삼성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선수이기에 구단에서 거는 기대는 컸다. 또한 시즌 직전 각 팀의 감독과 주장, 신인들이 가진 인터뷰에서 "개인 성적보다 팀을 위해 한 번 뛰어보고 싶다. 좋은 포수 선배님들이 많은데 2-3루를 열심히 훔쳐보고 싶다".  고 했을 정도로 스스로에게도 빠른 발에 자신이 있고, 선동렬 감독조차도 시즌 30도루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승민, 강봉규, 우동규, 조동찬 등도 언제라도 뛸 수 있는 선수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팀의 톱타자로서 선봉에 서서 뛰어 준다면 더이상 느림보의 미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수의 미래 

 선동렬 감독은 개막전 직후 인터뷰에서 김상수에게 질책보다는 격려와 칭찬으로 믿고 지켜보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린라이트를 부여했다고 했다. 이미 시즌 전에 1번타자로 점찍어 둔 것도 모자라, 고졸 신인에게 그린라이트까지 부여한 것을 보아도 김상수에게 거는 기대는 상상 그 이상이다.

김상수에 대한 인터뷰마다 "신인에게 큰 기대를 걸지는 않는다. 그래도 김상수는 도루 센스도 있고 주루플레이 능력이 있다. 가면서 가속이 붙는 스타일"이라며, "시즌 내내 기용하다 보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한다. 칭찬에 무색한 선동렬 감독이기에 이렇게 애정을 쏟는 것이 신기해서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4월 9일 경기에 앞서, 3루수 조동찬이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그 자리를 김상수에게 맡겨보고자 펑고 훈련을 시켰는데, 그만 연습 중에 얼굴로 타구를 받아 버렸다. (물론 광대뼈에 맞아서 약간 붓기가 오른 것으로 끝났지만) 그 때 김상수가 타구에 맞는 순간, 선동렬 감독이 그라운드가 떠나가도록 "트레이너"를 외치면서 전 스태프들을 비상모집(!?) 시키기도 했다. 그 날 경기에서는 3루수에 김재걸이 들어갔고, 경기 후 기자들은 선동렬 감독이 인터뷰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아찔했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그린라이트까지 보유한 김상수로서는 사실상 톱타자가 달 수 있는 옵션은 거의 다 달았다고 할 수 있다. 타고난 빠른 발에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주루플레이 능력, 짧게 끊어치는 타격 재능, 출루율을 높이기 위한 선구안, 2루타를 칠 수 있는 파워 등 톱타자의 재능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믿음까지 더해져 있는 상태에, 구단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양준혁, 이승엽, 김한수 이후로 끊어진 프랜차이즈 스타감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안정적이고 세련되고, 넓어지고 있는 수비 범위는 김상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희망사항

 아직 시즌이 본격적인 괘도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신인에게, 그것도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선수에게 이렇게 언론과 팬들의 관심과 애정은 분명히 보기 좋은 현상이다. 이런 열기는 야구에 대한 새로운 붐이 불어 오고 있다는 증거이기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19살인 선수에게 너무 과도한 관심은 오히려 선수 자신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양준혁, 이종범, 류현진 등 신인시절 부터 한국 프로야구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선수들도 있지만, 초창기에 반짝하고 그 빛이 저버린 선수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은 그저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면서 격려와 박수를 보내는 것이 선수에게나 팬들에게 모두 좋을 것이다. 등산을 하게 되면 정상을 향해 가는 도중에 숨을 돌리기도 하고 물을 마시기도 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있고 지쳐서 느려지거나 미끄러져 내려오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제 프로로서 첫 시즌을 맞이하는 김상수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처럼 잘할 때 뿐만 아니라, 경기에 나서지 못하거나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도 야유와 질책보다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는 성숙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삼성 라이온즈의 팬으로서 김상수 선수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면서,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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