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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 전반기 결산 - 타선편

이슈_다_있슈 2009. 7. 2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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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라이온즈는 23일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9회초 2-4의 상황에서 신명철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연장을 만들고, 10회초 역시 신명철이 역전 2점 홈런으로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감했다. 

 46승 43패로 승률 .517을 기록하며 선두 SK와 5.5게임차를 유지하면서 후반기 선두권 진입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사실 시즌 시작전까지만 해도 화끈한 타격으로 삼성라이온즈의 팀컬러를 바꾸겠다는 선동렬 감독의 의지와 실제로 작년 등장한 세대교체 3인방(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에 대한 기대감, 뛰어난 신인(김상수)의 등장, 달리는 야구 선언 등 막강한 공격진과 배영수의 화려한 부활과 높은 이름값의 용병, 8개구단 최고의 구원진(정현욱, 권혁, 오승환)으로 인한 투타의 조화를 통해서 암암리에 우승후보로 점쳐졌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그 뚜껑이 열리게 되자 다가온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최근 재계약에 합의한 선동렬 감독의 인터뷰에서 현재 삼성라이온즈의 전력으로는 결코 1위를 할 수 없다는 내용도 들리는 것과 실제로 보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존재함을 인정하는 것이었다.(물론, 팀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전반기가 다 지나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한 현 시점에서 5위를 지키면서,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가능성은 물론 선두권으로 단순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을 버릴 수 있는 것은, 신기하게도 구멍이 날 때마다 그 자리를 메꾸는 선수들이 계속 등장한다는 것이다. 

 

올시즌 삼성의 4번타자이자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인 양준혁의 활약이 단연 두드러진다. 69년생으로 올해 41살인 양준혁이 이렇게 까지 활약을 할 것이라고는 시즌 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본인조차 인터뷰에서 지금의 활약이 놀랍다고 하니까.) 5월에 .293를 기록한 것 말고는 4월부터 7월까지 매달 .320 이상을 기록하면서, 총 75경기 출장에 타율 .322, 출루율 .456, 장타율 .527로 뛰어난 타자의 기준인 3-4-5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시즌 초 2천경기 출장과 함께 최다홈런 기록(340호, 장종훈)까지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이들 중 단연 팀내 1위이며 출루율은 전체 3위에 달한다. 홈런 11개에 45타점과, 308타석 동안 고의4구 포함 4사구를 66개나 얻어냈고, 삼진은 23개밖에 안된다는 점은 팀의 4번타자로서 역할과 팀공헌도에서 최고점을 주기에 부족할 정도다.

 

 올시즌 야구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강봉규는 7월 들어오면서 .262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전반기 내도록 팀의 3번 자리와 1루와 외야를 넘나들면서 .307의 타율과 12홈런, 47타점은 팀내 최고다. 2006년 두산과 1-2 트레이드(강동우 - 김창희, 강봉규)로 삼성에 처음 입단하게 되었을 당시만 해도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김창희를 받으면서 같이 온 선수정도였고, 삼성라이온즈에서 보낸 07, 08시즌에서 80경기 이상을 출전했지만, 시즌 140타석 내외를 나왔던 기록에서 처럼, 주로 좌투수 대타 출전을 했기 때문에, 올시즌 올스타전 출전(감독 추천선수)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강봉규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4번까지도 경험했을 정도로 타격 능력을 인정받고 2000년 프로에 입단하게 되지만, 2005년까지 평균 타율 .230대를 기록하면서 프로에서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삼성라이온즈에 없어서는 안될 복덩이로 거듭났다. 서른이 넘은 나이(78년생, 32살)에 찾아온 위기감은 그에게 매 경기 높아진 집중력을 선사했고, '좌완 전용 타자'에 그쳤던 팀내 위상은 어느덧 양준혁에 버금가는 중심타자로 변모했다. 선동열 감독도 시즌 초부터 "(강)봉규가 없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강봉규는 프로 입단 후 최고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

 

 신명철의 경우는 시즌이 들어가기 전, 김상수라는 걸출한 신인의 등장으로 인해 작년까지 잡았던 출장 기회조차 올시즌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즌에 접어들었다. 더욱이 시즌 시작한 4월에 19경기에서 .222의 타율은 더욱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었다. 박진만-김상수의 키스톤 콤비로 인해 자리를 잃은 신명철은 외야로 출전하게 되는 등 점점 입지를 장담할 수 없었던 한달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기회는 찾아온다고 했는가. 5월에 접어들면서 상승세였던 김상수가 급격한 체력저하와 프로의 어려움을 접한 김상수의 급격한 추락으로 2루에 기회를 잡게 되면서 올시즌 활약의 시작을 개시했다. 5월 .352의 타율로 울분을 토하면서 무너진 삼성라이온즈의 타선을 이끌더니, 6월에 .192로 또다시 급격한 타격 슬럼프를 겪으면서 불운이 닥쳤지만,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기회가 계속 제공되자 7월 .333로 전반기를 마감하면서 타율 .285에 13홈런과 46타점으로 현재 팀의 6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더욱이 전반기 동안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승리로 이끈 해결사 역할을 했던 신명철은 박진만의 부상으로 인한 내야의 공백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도 잇따르고 있다. 후반기가 시작되면 유격수 자리에 감염에서 회복한 김상수와 키스톤 콤비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어 지면서, 삼성라이온즈 내야의 핵심이자, 빠른 야구의 선봉장 역할로 그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또한 곳곳에 등장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을 해주면서 덩달아, 슬럼프에 빠졌던 기존 선수들까지 자극하면서 팀내 무한 경쟁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작년에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으로 대표되었던 세대교체 선두주자들이 극심한 슬럼프로 2군행과 벤치를 지키면서 그 자리를 무섭게 치고 오는 선수들로 인해서 매경기 선발 라인업을 보는 것에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먼저 가장 센세이션을 불러온 신고선수 이영욱을 들 수 있다. 시즌 초반 대타로만 출전하면서 고감도의 타격(타율 .750)와 더불어 빠른 발을 통한 도루 등 대타로서 그 역할을 다하면서, 6월 시즌 첫 선발출전에서 홈런을 기록하는 등 맹타를 휘두르면서 기존 라인업 선수들에게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넓은 수비범위와 빠른 발은 팀에 활기를 넣기에 충분했고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율 .316와 3홈런, 19타점 등 타격과 85년생으로 어린 나이 등 후반기에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갑용의 사실상 시즌 아웃으로 혼자서 그 짐을 안게 된 현재윤은 포수라고 하기에는 작은 체구가 약점이지만, 빠른 발과 현란한 풋워크, 분위기 메이커로서 삼성의 보배로 자리 잡았다. 올시즌에 처음으로 주전 포수로 입지를 다지게 되면서 첫 풀타임을 뛰게 되면서 체력저하와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홀로 꿋꿋이 삼성의 안방을 지키고 있다. 최근 두산과의 트레이드(지승민-채상병)로 그 부담을 덜게 되었지만, 진갑용과의 호흡과는 정반대로 자신이 팀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후반기에 무너진 투수진을 이끌고 포스트진출까지 언제나 처럼 묵묵히 헤쳐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있을 것이다.

 

 올시즌 과연 조동찬이 없었으면, 전반기를 어떻게 끝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루, 2루, 유격수, 심지어 외야까지 올시즌 삼성라이온즈의 전천후 선수로서 거의 모든 포지션의 공백을 메우면서 .272 타율에 홈런 8개, 2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승리를 결정짓는 타점을 기록하는 경기가 5경기나 될 정도로 공격과 수비에서 보이지 않는 공백을 120% 메꾸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동찬이기에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전반기였다. 후반기,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을 모습이 기대된다.

 

 최형우와 채태인. 긴장감을 느낀 것이 확실하다. 최형우는 5월까지 2할대 초반을 기록하면서 신인왕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외야의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모습에, 6월부터 화끈한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특히 7월에는 6개 홈런과 타율 .328을 기록하면서, 2할대 초반 타율을 .289 타율과 13홈런, 43타점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고무적인 것은 6,7월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어느새 팀의 5번타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채태인은 무주공석으로 여겨졌던 1루수 자리에 강봉규의 성장으로 어느새 1루수에 강봉규가 선발에 들어서는 모습에 정신을 차린 듯하다. 4월에 .204의 타율은 기대 이하였다. 위기감을 느끼면서 5월부터 꾸준히 타율을 끌어올리더니, 7월에는 .375로, 전반기를 .285와 11홈런, 46타점으로 마감하면서 주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올시즌 삼성라이온즈의 타선은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없다. 하지만, 시즌 성적이 말해주듯이, 어느 한 곳도 쉽게 지나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40타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6명일 정도로 모두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음과, 최근 모습을 보면 찬스에서 그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로 높고, 연쇄 폭발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후반기에는 더욱 화끈한 공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어 진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삼성라이온즈는 분명 극강의 타격팀이었다. 그 모습을 점점 찾아가고 있는 올시즌 후반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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