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라이온즈는 7과 2/3이닝동안 118개의 투구로 8개의 삼진과 1자책점으로 시즌 14승에 오른 新에이스 윤성환의 호투 속에 한화이글스를 6대 1 승리를 챙겼다. 이날의 승리로 4위 수성에서 미끌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되었고, 윤성환은 시즌 14승으로 다승부문 선두에 올라서게 되었다.
올시즌 마운드는 예년에 비해 큰 관심을 못 받고 있다. 박용택과 홍성흔의 가공할 타격왕 전쟁과 김광현의 부상, 류현진의 부진, 봉중근의 불운, 윤석민의 부상과 마무리 전업 등 WBC 핵심 멤버였던 이들이 주춤하는 이유로 인해 예년에 비해 큰 센세이션을 불러오지 못하고 있다. 또한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으로 인해, 역대 최소승수 다승왕이 나올수도 있는 상황이다.
15승 미만의 다승왕이 나올지도 모르는 걱정은 팬들에게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는 1위 윤성환(삼성)을 필두로 구톰슨(KIA), 조정훈, 장원준(롯데)은 에이스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이, 여느 시즌과 다르게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각 팀당 10경기를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흥미진진한 다승왕 타이틀 전쟁은 볼 수 없지만, 쉽사리 누구의 손을 들어야할 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다승왕에 가장 유력한 윤성환과 13승의 구톰슨을 올시즌 다승왕 후보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윤성환 (삼성라이온즈)
배영수의 부상으로 빈 삼성라이온즈 에이스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평균구속 140km 초반(최고구속 146km)을 형성하는 직구와 결정구로 120km대의 커브를 사용하는 전형적인 투피칭 스타일이다.
커브의 각이 워낙에 좋아서 범타 유도와 삼진 능력이 뛰어나고, 독특한 투구폼으로 타자의 타이밍 싸움에서 유리하다. 수비 능력은 평균 이상이며, 마운드에서 표정변화가 크게 없고, 올시즌 2번의 완투승(vs LG)이 입증하듯이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인 투구가 인상적이다.
올시즌 초반에 부진한 모습이 보였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간간이 사용하면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커브 구사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단점이 있고, 선발 전향 2년차로 아직은 위기관리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50 구톰슨 (KIA 타이거즈)
4년동안 일본 프로야구를 거친 경험으로 아시아 야구에 적응력이 뛰어난 용병투수다.
직구 최고구속이 150km로 빠른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고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다. 공격적이고 빠른 투구스타일로서 한경기에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전형적인 이닝이터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과감한 몸쪽 승부를 즐긴다.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낙차 큰 변화구를 주무기로 사용하고, 미국과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관리 능력과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윤성환과 구톰슨의 시즌 기록이다.
윤성환(삼성) 14승 4패(.778) 4.11 / 166.1이닝 131삼진 33볼넷
구톰슨(KIA) 13승 4패(..765) 3.38 / 154.1이닝 91삼진 46볼넷
삼성과 KIA가 현재 6경기,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일정상, 윤성환에게는 1~2경기, 구톰슨에게는 2경기를 출전할 수 있다.
현재 20일 LG전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톰슨은, 일정상 25일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반에 휴식차 2군에 내려간 적이 있을 정도로 조범현 감독이 출전을 불사할 수 있지만, 다승왕 타이틀이 걸리게 된다면 아마 출전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의 13연승이라는 무서운 추격으로 불과 1.5게임차이로 좁혀진 현재, 팀의 에이스를 한경기라도 더 출전시키지 않을까 예상한다.
윤성환은 4위 롯데와 0.5게임차 뒤지고 있는 시점에서, 13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라도 윤성환의 로테이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동렬 감독이 남은 경기를 윤성환-크루세타-나이트로 이어지는 3인 선발체제로 이끌 것을 은연중에 암시했기 때문에, 20일 히어로즈전과 24일 두산전에 선발 출장시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윤성환은 다승왕 경쟁보다는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팀의 에이스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전력투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정황상 유리한 것은 구톰슨이다. 자신의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출전하고, LG와 히어로즈 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시즌내내 보여었다.
vs LG : 3경기 1승 3.48 / 20.2이닝 11삼진 8볼넷
vs 히어로즈 : 3경기 2승 4.00 / 18이닝 16삼진 6볼넷
하지만 9월 들어서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점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9월성적 : 2경기 1패 4.50 / 12이닝 11삼진 4볼넷
이에 반해 윤성환은 시즌 막판인 9월에 접어들면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월 10일 LG전에서 9이닝 3실점(3자책), 8삼진 1볼넷으로 생애 2번째 완투승을 거두었다. 더욱이 과부하가 걸린 팀의 불펜진에 휴식을 가져다 주고,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하는 경기에서 팀 승리로 이끄는 모습에서 에이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9월성적 : 3경기 2승 2.38 / 22.2이닝 19삼진 3볼넷
예상으로는 20일 히어로즈전과 24일 두산전에 선발출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6위를 기록하고 있는 히어로즈는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하지 않을 것(1.5경기차)으로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또한 천적관계를 형성중인 두산전은 방어율은 나쁘지만 2승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보인다.
vs 히어로즈 : 5경기 2승 1패 4.21 / 25.2이닝 20삼진 7볼넷
vs 두산 : 5경기 2승 0패 6.08 / 26.2이닝 24삼진 3볼넷
분명 14승으로 앞서고 있는 윤성환(삼성)이 다승왕에 한걸음 더 가까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팀성적이나 기록에서 구톰슨(KIA)에게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비록 KIA가 SK에 바짝 쫓기면서 한국시리즈 직행에 노란불이 들어왔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삼성라이온즈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고, 일정상 윤성환의 등판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여겨진다.
예년에 비해서 올시즌 다승왕 경쟁이 팀순위와 타격왕에 묻힌 경향이 있지만, 끝까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진감은 마운드에도 불고 있다.
다음주면 09시즌 한국프로야구의 모든 일정이 끝난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지막까지 그 결과를 두고 피땀나게 치룰 한경기, 한경기를 놓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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