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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재계약을 통해 본 아쉬움과 희망

이슈_다_있슈 2011. 1. 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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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추신수가 연봉조정 청문회에 가지 않고 연봉 교환-확인을 통해 재계약을 완료했습니다.

1년 계약에 연봉 397만 5000달러(44억 2천만원)에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전년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인 46만 1천100달러(5억 1천만원)를 받은 것에 비교하면 약 9배의 인상입니다. 

 

클리블랜드 이벤트에 추신수가 참여한다는 11일 기사가 아직 메인에 있어요.

추신수의 재계약은 홈페이지 우측에 한줄 기사로만 나왔네요.

그래도 2010시즌을 이끈 팀의 중심타자의 재계약을 너무 안 다뤄주네요.

(사진출처 - 클리블랜드 홈페이지)

 

올시즌부터 팀동료 트래비스 헤프너($1300만), 그래디 사이즈모어($750만), 파우스토 카포나($610만)에 이은 팀내 4번째 고액연봉자가 되었습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서는 FA 대박(2006년, TEX)을 터뜨렸던 박찬호의 1550만 5142달러와 김병현의 657만 5000달러(2005년, BOS)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게 됐습니다.

 

이는 2년연속 3할-20홈런-20도루의 기록으로 CLE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일궈내며 AL 중부지구 꼴찌의 팀성적에도 홀로 고분분투 했던 보답을 어느정도 받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굵직한 계약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추신수도 혜택을 얻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적정 수준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룬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봉조정을 앞두고 가장 비교가 많이 되었던 선수가 저스틴 업튼(ARI)닉 마카키스(BAL)입니다.

저스틴 업튼 2010시즌부터 6년간 5215만달러, 닉 마카키스 2009시즌부터 6년간 6610만달러의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추신수와 같은 포지션(우익수)으로 업튼과는 5-tool Player라는 점, 마카키스와는 나이가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마카키스는 83년생, 추신수는 82년생입니다.)

 

두 선수와의 단순 비교를 했을때 이번 계약은 상당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습니다. 비교 우위의 성적을 내고도 훨씬 낮은 금액에 재계약을 했다는 점에서 억울한 면이 있지만, 메이저리그 특성상 성적이외에 스타성과 관중동원력, 소속팀이 선수의 연봉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또다시 불어온 거품계약이 보이면서 솔직히 추신수에게 혜택은 어느정도 돌아갈 것인지 궁금한 분들이 많으셨을 겁니다.

이미 칼 크로포드(TBD→BOS) 7년간 1억 4200만달러에 계약했고, 제이슨 워스(PHI→WSN) 7년간 1억 2600만달러 계약했습니다. 아드리안 벨트레(BOS→TEX) 역시 6년간 9600만달러 계약하며 FA시장에 거품이 생겼습니다. 
FA이전 선수들 중에서는 프린스 필터(MIL) 1550만달러, 조이 보토(CIN) 3년간 3800만달러, 카를로스 곤잘레스(COL) 7년간 8050만달러에 계약했습니다. 제이 브루스(CIN)는 슈퍼2로 6년간 5100만달러 땡잡았습니다. 심지어 BJ 업튼(TBD) 482만 5000달러에 재계약했습니다.

 

이 선수들과 추신수 사이에는 커리어나, 시즌 임팩트 면에서 떨어지는 면이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거품이 없었던 시기에 예상되었던 금액선에서 재계약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계약입니다.

그리고 2010년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발표한 30개 구단 선수 912명의 평균 연봉이 301만4572달러, 개막전 로스터 평균 연봉은 334만133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전년대비 862%의 상승률은 크지만 연봉은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다년계약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고 스몰마켓을 보유하고 리빌딩 과정에 있는 클리블랜드에서 거액계약 이후에 부상으로 돈만 날리고 있는 경험(트레비스 헤프너, 그래디 사이즈모어)이 있었기 때문에 큰 액수는 어렵다는 판단이었지만, 500만달러 안팎으로 예상했던 제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연봉조정 청문회까지 가지 않은 것은 분명 잘 판단한 것 같습니다. 청문회가 진행되면 구단과 선수 사이가 아무리 좋았더라도 얼굴이 붉혀지게 되고 결국 사이가 껄끄러워지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이 여파는 현 구단 뿐만 아니라 추후에 이적하게 될 구단들에게 고민하게 만드는 사건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클리블랜드는 소위 보스턴, 뉴욕, LA와 같은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 위치한 스몰마켓을 가진 팀입니다. 그래서 이번 재계약 금액은 헤프너와 사이즈모어, 카포나에게 팀 전체 페이롤의 40%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 금액이었을 겁니다.

 

타율 3할로 정교함과 20-20 으로 장타력과 기동력까지 인정받았고, 아메리칸 리그 보살 1위, ESPN 평가에서도 자신의 수비범위 내외의 수비력에서도 정상급이라는 인정을 받으면서 내외적으로 5-tool Player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재계약을 통해서 추신수와 클리블랜드의 공존은 오래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추신수의 옆에 보라스가 있다는 사실 이외에도 우승이 가능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선수의 의지가 크고, 팀에서 추신수가 원하는 수준의 연봉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클리블랜드로서는 올시즌 팀성적이 작년과 비슷할 경우에(그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추신수의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시도할 것입니다. 앞으로 점점 높아질 연봉을 감당하기에는 팀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고, 리빌딩 과정이기에 추신수를 트레이드를 하여 유망주 확보가 훨씬 팀에는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소속팀 우승과 연봉 1000만달러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입니다.

 

부상없이 2011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길 기원합니다.

 

(사진출처 - 클리블랜드 홈페이지)

 

그래서 올시즌의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우선 3년연속 3할-20홈런-20도루의 기록은 반드시 이어가야 합니다.

더불어 메이저리그에서 홈런타자의 기준인 30홈런을 넘기고 더불어 30도루 이상을 기록한다면 더없이 성공적인 시즌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전반기의 활약으로 올스타에 선정되어 올스타전에 출전해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으면 합니다.  

 

그동안 병역문제로 걱정이 많았던 추신수가 2010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혜택을 받으면서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격이 되었습니다.

곧 연봉 1000만달러 돌파와 월드시리즈 MVP를 받는 순간을 보게 되기를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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