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이제 한국프로야구 12시즌 개막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4월 1일 오늘까지 열린 시범경기 48게임에서 총 35만 8561명의 관중이 들어섰습니다. 경기당 평균 7470명의 관중이 입장하면서 지난해 5110명(총 25만 402명)보다 46% 늘었습니다.
이는 역대 시범경기 최다 관중 기록으로서, 올시즌 총관중 700만명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또한 역대 최다 기록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시범경기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사건(승부조작)에 휩싸이면서 올시즌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시범경기의 흥행은 역대 최고 기록을 냈습니다. 이는 그 이상의 볼거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올시즌 프로야구를 앞두고 기대되는 몇가지 이슈들을 모아 봤습니다.
1. 빅4의 등장
올해 빅4로 불리는 박찬호(39) 김태균(30·이상 한화) 이승엽(36·삼성) 김병현(33·넥센)의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복귀로 인한 기대가 올시즌 프로야구의 흥행에 절대적 요인으로서 작용할 것입니다. 이미 지난 18일 청주구장( vs넥센)에서는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국내 데뷔전을 보기 위해 7500명의 관중이 몰려들면서 시범경기 첫 만원 관중 기록을 세웠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 (출처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현재, 시범경기 두 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박찬호는 ERA 12.96에 달하며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3.1이닝 동안 4실점(4자책), 어제였던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10피안타 1볼넷 8실점(8자책)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김태균은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4할(25타수10안타)을 때렸고 홈런과 타점은 각각 2개와 8개를 기록하면서 올시즌 한화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는 두 선수이지만, 박찬호와 김태균은 이미 팀의 선발투수와 4번타자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았고 시즌 개막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8년만에 돌아온 이승엽을 맞이하는 대구팬들은 올시즌 무너져가는 대구구장을 더 찾게 될 것 같습니다. 11차례의 시범경기에서 4할2푼9리(42타수18안타)의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한 이승엽은 홈런 2개와 7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습니다. 특히, 멀티히트을 친 경기가 6번이나 된 반면 무안타 경기는 1게임에 그치면서 클래스는 영원하다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김병현은 지난 29일 롯데전에 등판해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것 이외에는 좀처럼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이날 기록한145km 구속은 올시즌 넥센의 김병현을 기대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는 5월을 목표로 삼고 팀의 선발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며 시즌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빅4의 국내 복귀는 그동안 밤잠을 설치며 TV를 통해서 보았던 박찬호와 김병현, 현재진행중인 레전드 이승엽과 돌아온 4번타자 김태균의 모습을 실제로 보기 위해 팬들의 야구장 러시는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2. 선수들의 이동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를 통해 예년과 달리 많은 선수들이 팀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송신영(한화), 조인성, 임경완, 로페즈(이상 SK), 이택근(넥센), 이승호, 정대현(롯데) 등 그동안 소속팀의 핵심 선수들이 FA로 이적하면서 그동안 하위권으로 여겨졌던 팀들의 전력이 급상승했습니다.
그동안 마운드 높이에서 밀렸던 한화는 송신영이라는 특급 셋업맨을 영입하면서 불펜진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송신영이 8회를 맡아주게 되면, 마무리 바티스타가 9회만을 책임지게 되고 박정진과 마일영 등이 1이닝 혹은 원포인트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불펜 운영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SK와 롯데 중에서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항상 마운드 때문에 걱정이었던 롯데는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투수인 이승호(좌완), 정대현(우완)을 영입하면서 불펜의 걱정을 덜게 되었습니다. 김사율이 작년 마무리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었고, 올시즌 정대현과 번갈아 던지면서 부담을 덜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직 직구 구속이 140km 이상이 나오지 않는 이승호와 무릎 부상인 정대현의 시즌 초반 공백이 부담스럽지만, 이 두 선수를 빼더라도 작년에 비해 크게 전력 누수가 없었다는 것은 돌아왔을 때 발생하는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SK는 핵심 불펜 선수의 공백을 임경완의 영입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기존의 정우람, 박희수에 군 제대하는 채병룡이 가세하고, 김광현과 송은범의 복귀, KIA에서 이닝이터로 활약한 로페즈의 영입은 SK 마운드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줄 것입니다. 오히려 포수 자리에 조인성을 영입함으로서, 나홀로 분투했던 정상호와 부담을 나누게 되었고, 강력한 중심타선에 우타자를 배치하게 되어 일발장타를 더하게 되었던 점은 올시즌 이만수 감독의 적극적인 배팅 전략과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넥센은 돌아온 택권V 이택근을 FA로 영입했습니다. 총액 50억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계약이지만, 선수만으로 본다면 전력의 급상승을 일궈냈습니다. 1루와 외야 포지션을 모두 볼 수 있고, 넥센의 고민이었던 1번 타자 자리를 맡기거나 신거포 박병호의 앞자리인 3번에 안착시킬 수 있는 다용도의 선수입니다. 넥센의 창단과 함께 커왔던 선수로서 팀의 융화에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부족했던 팀의 리더역할을 맡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올시즌 넥센의 질주가 기대됩니다.
이처럼 선수이탈이 많았던 LG를 제외한 7개구단의 전력이 평준화가 되면서, 올시즌 숨막히는 순위 싸움이 팬들의 관심과 볼거리를 배가시킬 것입니다.
3. 신임감독의 열풍은 계속 될 것인가?
SK의 이만수 감독, LG의 김기태 감독, 두산의 김진욱 감독, KIA의 선동렬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팀의 재건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KIA의 선동렬 감독을 제외하고는 올시즌 감독으로서 첫시즌입니다. 작년 삼성의 류중일 감독과 롯데의 양승호 감독이 부임 첫해 각각 우승과 3위의 성적을 거두면서 올시즌 신임감독의 기대치를 더 높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선동렬 감독은 삼성에서 2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포함, 투수조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무너진 KIA 마운드의 재건이라는 당면 과제와 맞물리면서 올시즌 새로워질 KIA 마운드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SK의 이만수 감독은 2005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캐처로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경험과 그동안 SK의 수석코치와 2군감독, 감독대행을 맡으며 어느정도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 2012년 한국시리즈 우승?
두산의 김진욱 감독은 2006년부터 두산의 코치로 활약하며 팀을 잘 알고 있고 올시즌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의 가세와 김현수, 고영민 등의 부활을 기대하며 두산 특유의 끈끈함이 올시즌을 기대하게 합니다.
LG의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FA와 승부조작 사건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팀의 전력 누수와 사기 저하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로 보이지만, 오히려 신임감독으로서 가질 수 있는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기태 감독이 1994년 신바람 야구와 같이 LG만의 색깔을 재건할 수 있다면 흩어졌던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흥행, 당장의 성적보다 내년을 더 기대하게 할 것입니다.
2012 한국프로야구 시즌을 채 일주일도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마무리된 올시즌 시범경기를 통해, 많은 볼거리를 기대하게 합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음에도 올시즌 뜨거운 여름을 보내게 될 한국프로야구의 700만 관중 돌파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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