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늘입니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롯데의 경기를 앞두고 카림 가르시아(롯데)가 심판실에 가서 허리 숙여 사과를 하는 모습이 인터넷에 올랐습니다.
지난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 중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 퇴장 조치를 받았습니다. 그 후 13일 KBO에서 가르시아에게 남은 시즌 경기의 출장을 금지시켰고,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가르시아는 자신의 트위터에 KBO 심판진들의 판정에 대한 비난글을 적어올렸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출장금지와 벌금에 대한 비난만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비판의 내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가 가지고 있던 곯았던 부분을 건드린 것입니다.
이 것이 분명히 KBO의 심기를 건드렸고, 롯데에 압력이 가해져 다음날인 오늘 가르시아가 직접 사과를 하러 가게 된 상황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한국에서 3년째 용병생활을 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는 가르시아가 화를 참지 못하고 공개적인 비난을 한 것은 잘못되었다는 입장입니다.
가르시아가 활동한 아메리카에서는 이러한 자기 의사 표출에 제제가 크게 없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르시아가 90도의 사과를 해야 했는가는 의문입니다. 사과를 해야 할 부분이지만, 고개 숙여 죄를 지은 것처럼 용서를 구할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르시아가 심판들에게 사과를 하러 가기 전의 모습인 듯 합니다.
침울한 표정이 사진으로도 전해집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왜 가르시아가 울분을 토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되짚어 봐야 합니다.
총 2가지 경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먼저, 가르시아가 언급한 한국 프로야구 심판진의 판정 논란입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이 심판진의 판정에 대한 논란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야구의 인기가 다시 되살아 나고, 국제대회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입지가 놓아짐에 따라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예매한 경우에는 주심의 독단이 아닌, 4심의 의견을 모아서 판정을 내리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고, 홈런 판정에서는 비디오 판정도 도입되었습니다. 그동안 눈에 띄게 보이던 편파적인 스트라이크 판정도 줄었습니다.
그러나 줄어든 것이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판정을 하는 심판이 사람인지라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판정이 모호한 경우에 실수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홈팀에게 판정이 유리하게 적용됩니다.
하지만 예매모호한 경우에 홈팀에 유리한 판정이 내려질 수는 있지만 한국처럼 스트라이크존이 경기중에 자주 바뀌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동안 관행상 여겨져 왔던 심판들에 대한 권위적인 인식이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심판의 판정에 복종해야 하는 선수들이지만, 더이상은 수긍할 수가 없는 현실입니다.
시즌내내 경기가 중계되고 고속 카메라를 통한 자세한 영상이 제공되는 최근에는 심판들의 잘못이 더욱 눈에 두드러져 보입니다.
뒷짐지고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사과란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이 하는 것입니다.
이게 어른에게 하는 인사였나요?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울분이 치밀어 오릅니다.
심판들은 경기 후 피드백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가 봅니다. 실수와 잘못은 다릅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심판의 권위만을 앞세워 판정하고 KBO를 뒤에 배경삼아 독단을 할 수 없는 것을 아직도 알지 못하나 봅니다.
KBO는 두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 폐단은 자신들을 낭떠러지로 몰고 있다는 것을 모르나 봅니다. 자신의 무능력함을 인정하는 행태에 언제까지 팬들이 지켜봐 줄지 모르겠습니다.
쓴소리를 받아들여 반성을 할 줄 모르고 지금 가지고 있는 힘으로 억누르고 있습니다. 깡패같이..
좀전에 추가적인 징계 역시 있을 수 있다고 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이 밝혔습니다.
심판진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은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들먹였습니다.
그럼 심판들은 잘못하면 누가 비판한다는 말입니까? 그냥 봐주십시오~ 하고 사정해야 하는 것인가요?
저도 비판하고 있으니까, 이제 처벌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참 더러운 꼴 다봅니다.
둘째, 왜 가르시아와 이용찬의 처벌이 비슷한 수준에서 이루어졌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올시즌 2번의 판정에 불만을 표출해 퇴장한 가르시아는 7경기 출장 정지에 300만원의 벌금.
음주운전과 뺑소니로 검찰 소환된 이용찬은 잔여경기 출장 금지와 벌금 500만원.
무슨 생각으로 200만원의 차이만 존재하는 처벌이 가능하게 되었을까요?
한명은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면서(분명히 욕도 했겠지만) 퇴장 당했고, 다른 한명은 음주에 뺑소니라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상식적으로 이런 비슷한 처벌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용병선수와 한국선수라는 차이말고는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용찬은 두산에서 자체적인 처벌이 내려졌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혼이 났다고 사회적으로 저지른 죄가 줄어드는 것일까요? 죄를 짓고도 우리집에서 날 벌했으니까, 법원에서는 날 감면해줘야 한다고 판사 앞에서 떠드니까 죄가 줄었다는 것과 뭐가 다른 것일까요?
이 것은 선수 차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두산과 롯데의 기업 파워에서 차별이 있다? 얼토당토 않은 소리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입에 담기에도 민망합니다.
머리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머리를 기르라고 있는게 아닌데 말입니다.
거기 앉아서 뭐하는 건가요?
혹시 땅따먹기 하는건가요?
다행히 머리를 염색하는데 사용하는 사람은 없네요.
가르시아의 행동이 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경기 중에 판정 불만은 선수들 누구나 느끼는 문제이고, 퇴장도 경기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원칙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에 비난글을 올리는 것은 아직 한국에서는 쉽사리 인정하기 어려운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한국에서 3년의 시간을 보낸 선수가 아직 그것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렇다고 심판진에 가서 90도의 고개를 숙여서 사죄할 일도 아닙니다.
물론 사과가 트위터를 통한 비난글에 있다면 그럴수도 있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없었던 이상 어떤 것을 사과하는 것인지(퇴장? 트위터?)는 모르겠습니다.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명분으로 사과를 했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인 것은 확실합니다.
언제까지 자신들의 무능함을 이렇게 무마할 것인지...
언제까지 부끄러운 일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도대체 언제쯤이면 즐겁게 야구만을 즐길 수 있을 것인지...
또 더러운 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너무 대놓고 그렇게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힘없는 팬으로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는게 한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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