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여행/1. 해외여행

넷째날 - GENE을 만나고 다케시타도리에 치이다.

이슈_다_있슈 2009. 12. 2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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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을 만나다.

요요기코엔에서 우리의 계획은 벼룩시장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한번 구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 일찍 온 것인지, 날을 잘못 잡은 것인지, 벼룩시장은 도통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30분정도 헤매고 기다리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무대로 향한 우리는 잊지 못할 사람들을 만났다. 무심코 향한 발걸음 앞에는 우리의 마음을 한번에 빼앗아 버린 멋진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혼혈 3명이 결성한 GENE. 처음에는 외국인인줄 알았는데 공연이 끝나고 몰래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태어난 혼혈이란 것을. 그중에 남자 흑인은 10년전에 한국 축구선수 김도훈이 일본에서 뛰던 당시 룸메이트라고 소개했다. 지금은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되었지만, 그 순간에 우리는 친구가 되어 있었다.

매력적인 목소리에, 절로 흥이 나는 비트, 무대를 즐기는 3명의 모습과 환상적인 무대와 노래. 벼룩시장에 실망한 우리에게 요요기코엔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짧은 영어로 간단한 대화를 하면서 서로가 많이도 답답했지만, 마음은 통했는지, 오후5시에 있을 본 공연에 꼭 오라며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함께 찍으며, 짧지만 들뜬 시간을 보냈다.

 

 저멀리 무대 위에 3명의 외국인이 멋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음악이 뚝. 엄청 무성의하다.

 

 갑자기 프리랩핑을 하고 있다.

'뒤에 있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일까.'

 

 무대 스태프였다.

공연을 하기 전에 최종적으로 음향을 점검하는 거였다.

 

 우여곡절 끝에, 10여분을 기다린 이제서야 공연이 제대로 시작되었다.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노래하는 동안 여유로운 모습.

리드보컬이자 이 팀의 홍일점. 매력적.

 

 무대에서 가장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무대에 올라간 것이 처음인 것처럼.

그래도 코러스와 랩핑은 인상적.

 

 랩핑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실력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특유의 리듬감, 화끈한 무대매너.

무엇보다도,

 

저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이 정감가는 친구.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무대를 임하는 GENE.

이런걸 보고 프로페셔널하다, 실력있다, 환상적인 공연이다, 라고 하는 것이다.

 

 재영이와 GENE.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친구들.

 

 나만 어색한 표정.

GENE. 최고의 가수.

 

 내게 흔쾌히 싸인을 적어주었다.

그런데, 난 Tong가 아니라, Dong인데.

 

 

 가장 복잡했던 거리, 다케시타도리.

요요기코엔의 아쉬움과 들뜬 기분을 가진한체, 다케시타도리로 향했다. 하라주쿠역에서 나와서, 길을 건너면 시작되는 다케시타도리는 350m정도되는 거리이다. 얕은 언덕을 내려가면서 시작되는 다케시타도리는 쇼핑거리로서, 좁은 폭을 가져서인지,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주로 저렴한 캐주얼 숖과 아기자기한 잡화점들이 대부분인 다케시타도리는 가지각색의 젊은 사람들이 다닌다. 다케시타도리에는 특출나게 유명한 곳이 없다. 사실, 우리도 일본에 크레페 열풍을 몰고 온 크레페 전문점이 있었기 때문에, 한번 맛보고 가고자 향한 것이 목적이었지만, 사람구경만으로도 신기함과 즐거움을 안겨준 거리이다.

일본여행동안 구경한다고 사진을 다닌 곳곳을 다 찍지는 못했지만, 다케시타도리에서는 사진 한장 제대로 찍을만큼의 여유도 가지지 못할 정도로, 이리저리 치였다.

다케시타도리는 좁은 길에 사람들이 빼곡해서, 한걸음 나아가기가 힘들다. 하지만 걸음은 느리지만, 시간은 무척이나 빠르게 지나간다.

 

 요요기코엔으로 가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길이다.

 

 우리가 나왔던 하라주쿠역.

길을 건너서 보니까, 더 아담한 역이다.

 

 하라주쿠역 출구 맞은편, 다케시타도리의 입구.

 

 저멀리까지 땅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거라곤, 사람들 머리뿐이다.

저 인파를 헤쳐서 갈 생각에 시작부터 어질.

 

 다이소가 있다.

정말 다이소는 일본 어디에든 다있오.

 

 뭐에 쓰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별의별게 다 있다.

 

 처음에 생화인줄 알았다. 조화였다.

 

 우리가 가고자 했던 최초의 목적, 마리온 크레페.

길가에 있어서, 줄서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과 자꾸만 부딪힌다.

 

 줄을 기다리는 동안, 어떤 크레페를 먹을까 고민중인 나.

크레페 종류만 오십가지가 넘는다.

 

 크레페를 받고서 인파에 떠밀려 간 나를 찾고 있는 재영이.

그런 재영이를 또 찍고 있는 나.

 

 주문한 크레페.

엄청 특별한걸 생각했던 우리를 잠깐 당황시켰지만, 배고픈 찰나에 맛있었다

 

 '재영아, 그렇게 인상쓰고 먹지 않아도 된다고.'

 

 나는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눈도 풀리고 한입에 저걸 꿀꺽해버렸다.

 

 마리온 크레페보다 안쪽에 있는 크레페가게가 더 인기가 있었다.

 

 마리온크레페 앞, 재영이.

햇살이 눈이 부실정도로 강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들락날락 거린 곳이다.

다케시타도리는 대부분이 잡화점인데, 이 곳도 잡화점이다. 아마도 이름있는 잡화점인듯.

 

 정말 열심히, 쉬지도 않고 손님을 끄는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게 더 안쓰러웠다.

 

 골목마다 사람들이 쉴틈없이 지나다닌다.

 

 간판이 굉장히 충격적인 가게.

대놓고 저렇게 소개하는데, 들어가는 사람 대부분이 여성들이라는게 더 놀랍다.

 

 골목에 있는 가게들은 대부분 여성들 위주의 잡화점인듯,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골목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정신없이 길을 건너다가 문득 허전해서 뒤돌아 본 나를 찍은 재영이.

나만 길을 건넜다.

 

 다 건넌 길, 그냥 마저 건넜다.

 

 그리고는 나도 바로 재영이를 찍었다.

이제 그만 우리의 다음 장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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