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여행/1. 해외여행

셋째날 - 지진이 우리를 오다이바로 가게 하다.

이슈_다_있슈 2009. 11. 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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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금요일

원래 오늘 계획은 요코하마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었다. 요코하마 해변을 따라서 걷고 또 걷고, 일일패스권을 가지고 계속 돌아다니면서 요코하마를 정복하고자 했던 우리의 계획은 한순간 물거품이 되었다.

급하게 오는 문자와 일본TV에서 보도되고 있는 지진 뉴스. 도쿄에서 요코하마로 가는 길목에, 지진으로 인해서 레일과 지반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샤워를 하는 도중이라서 잠시 휘청거린 정도였는데, 그게 지진으로 인한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잠시 피곤해서 그랬다고 여겼을 정도로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재영이는 지진 때문에 잠에서 깼다고 했다. 일본에서 지진도 제대로 못 경험해보고,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안도보다 아쉬움이 드는 나는 이상할 걸까?

결국 출발 시간을 잠시 뒤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여행 스케쥴을 다시 짜야 했다. 다행히 재영이가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 거리가 멀어서 접어두었던 오다이바로 가기로 결정했다.

오다이바를 가게 되면, 오늘 하루는 다른 곳으로 다니지는 못하고 그 곳에서 모두 보내야 한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 지진이 이번 여행이 만족스럽게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다. 오다이바를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신바시역으로. 유리카모에를 타다

오다이바를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철이 아닌 오다이바를 가기 위해서는 승무원이 없는 무인궤도주행 시스템을 가지고 운행하는 유리카모에를 타야한다. 일본 전철 한번 타는데, 최소 130엔이 드는데, 유리카모에는 기본 180엔이라서 높은 가격이지만, 다행히 유리카모에 1일승차권이 800엔으로, 하루종일 타고 돌아다닐 수 있다. 비록 오다이바 내에서만 사용가능하지만.

유리카모에를 타기 위해서 신바시역으로 갔다.

 

 금요일 아침 10시인데, 사람들은 신바시역에서 어디를 가려는 걸까?

주말도 아니고, 출근 시간도 지난, 오전에 이 많은 사람들은 신바시역에 우리와 같은 이유로 온 걸까?

 

 사람들의 행렬이 끝이 없다.

줄어들면 올라갈려고 기다렸는데, 끝이 없다. 그냥 사람들 틈에 끼여서 갈 수밖에.

 

 올라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내려오는 사람도 힘이 많이 드는가 보다.

 

 이게 유리카모에 1일승차권이다. 날짜와 가격이 적혀 있다.

이거 가지고 오다이바를 하루종일 다닐 수 있다.

 

무려 신바시역에서 유리카모에를 타기 위해서 오는데만, 1시간이 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일본은 금요일부터 쉬는 날인가?

사람들 틈속에서 사우나를 한 느낌이다. 벌써 진이 빠진다.

 

 

그 많은 사람들이 오다이바를 가기 위한 것이었나 보다.

지금 보니까, 패션이 여행자 느낌.

 

 유리카모에를 타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까, 상당히 깨끗, 깔끔하고 세련된 역이라는 것을 느꼈다.

 

 일본은 줄서기를 정말 잘 하는 것 같다.

약간 흩어져 있는 것 같아 보여도, 사람들이 내릴 때는 문 옆으로 비켜주고, 다 내릴 때까지 기다린 후에 탄다.

 

 유리카모에가 도착했다.

우리도 이 많은 사람들처럼, 오다이바로 출발한다.

 

 

우선 시오도메를 가다.

2007년에 완성된 도쿄의 대규모 도심재개발 프로젝트 도시이자, 최첨단 도시라는 말에 오다이바를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전, 잠시 들렀다 가기로 했다.

신바시역에서 시오도메까지는 불과 한 정거장에 불과했다. 더욱이 유리카모에가 진동도 없고, 소리도 거의 나지 않아, 타자마자 내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편하고 빠르게 도착했다.

오다이바 전체를 다 둘러보자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오도메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없었다. 이미 10시 30분이 지나고 있었기 때문에, 한 곳만 정해서 가기로 했다. 시오도메역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니혼테레비 타워로 결정했다.

 

 시오도메역. 저 곳을 나가면 다시 들어올 때도 걱정이 없다.

유리카모에 1일승차권이 있으니까.

 

 나가자 마자,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것.

날 째려보네. 무섭게.

 

 이런 곳이 있다니. 우리 숙소와는 비교되는.

이런 곳은 하루에 얼마나 할까?

 

 심폐소생기. 일본어와 영어, 그리고 한글.

그만큼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는 거겠지.

 

 아쉽다. 하필이면 우리가 떠나고 없을 때 이런 재미있는 축제를 한다는게.

 

 역시 최신식, 최첨단을 달린다고 해야할까.

복잡하게 보이는 것보다, 깨끗하게 보인다.

 

 주위에 지나다니는 차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거리는 방금 공사를 끝낸것처럼 깨끗하다.

 

 하늘 모르고 치솟은 건물들.

 

 유리카모에가 지나는 철길은 빈티지 느낌이 나면서,

주위의 건물들과 묘하게 어울린다.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유리카모에를 타고 있으면, 주위 경관을 보는데 최상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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