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여행/1. 해외여행

둘째날 - 시부야에 어둠이 내리다

이슈_다_있슈 2009. 11. 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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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카무라도리에 저녁이 오다

어느새 시간은 5시를 지나고 있었다. 시부야에서 다시 한 곳을 더 가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급해졌다. 서둘러서 분카무라도리를 향했다.

 

 이 길의 끝에 분카무라도리가 있다.

 

 어디를 가나, 사고는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주인은 없이, 오토바이와 자전거 충돌사고가 있었다.

 

 기모노를 입은 사람을 처음 봤다. 걸음걸이가 굉장히 경쾌하고 밝다.

한산한 거리. 사람들이 있다가 없으니까, 허전하다.

 

 갑자기 밑물처럼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 것도 남자들로. 이런걸 원하는게 아닌데...

 

 기타 전문점인가 보다. 엄청난 기타가 매달려 있었다.

 

 드디어 분카무라도리의 중심에 도착했다. 시부야에서는 이 곳이 오늘의 마지막이다.

저 커플. 사람 염장지르네.

 

 

시부야의 돈키호테에 빠지다.

한국에서도 이정도 규모의 할인점을 본 적이 없다. 단순한 할인점의 개념을 뛰어넘은, 심지어 잡동사니를 비롯해서 매니아를 위한 것까지.. 정말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우리나라의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할인점과는 다른 개념의, 종합 창고였다. 할인점이라고 하기에, 1000원샵으로 예상했던 날 비웃기라도 했듯이, 다양한 물건, 가격대가 존재했다. 심지어 한국 제품까지.

이 곳에서 오랜시간을 보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 중에 하나로 생각했는데, 1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3층까지 된 엄청난 규모에, 슬쩍 지나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물건 앞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돈키호테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보인다.

 

 이 길을 건너서 돈키호테로 간다.

 

 너무 배가 고팠던 차였기 때문에, 가장 먼저 찾은 식품코너.

숙소 앞 편의점과 가격를 비교해 보니까, 확실히 싸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

 

 신라면. 그것도 한글로 쓰여져 있다.

정말 반가웠다. 만약 숙소에 라면이 없었다면, 고민없이 샀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팔도비빔면.

5개에 438엔. 한국보다는 비싸지만, 더운날 먹으면 꿀맛.

 

 따끈한 흰밥에 싸먹으면 맛있는 김.

짭짤한 맛이 떠올라, 허기를 참기가 힘들었다.

 

 화려한 의상들이 시선을 빼앗았다.

우리가 구경하는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만, 은근히 눈치를 살폈던 곳.

 

 슬픈 솔로기 때문에, 살 생각은 없었지만, 여자친구가 있으면, 하나 사다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잠옷.

 

 확실히 우리나라와는 문화가 틀리구나, 했다.

이런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판다는게 충격이기도 했지만, 자꾸 보니까 괜찮은 것 같다.

 

 진정한 코스프레.

난 왜 자꾸 눈길이 가는걸까? 왜 사다 주고 싶다는 생각이 충동적으로 들었을까?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지나서 나온 돈키호테.

벌써 주위는 어두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돈키호테에서 산 것은 100엔을 하는 녹차음료와 에비스 캔맥주.

 

 이 길을 건너서 우리가 갈 곳은...

 

 

도큐백화점 본점을 가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돈키호테 맞은편에 있는 도큐 백화점이 있다. 일본에서도 오래 되고, 명품관으로 유명한 백화점에, 음료수 하나에도 벌벌 떠는 우리가 가게 된 것은 6~9월 여름 시즌 동아 백화점 옥상을 개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시부야를 높은 곳에서 보고자, 일부러 찾아온 것이지, 명품은 커녕, 쇼핑은 우리에게는 사치다.

 

 길 건너편에 보이는 것이 도큐 백화점의 입구다.

 

 우선 분카무라를 통해서 가기로 했다.

도큐백화점이랑 이어져 있다고 하니까.

 

 친절하게도 어디로 가야할지 이정표가 있다.

사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누가 봐도 백화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휑하다. 복합 문화 시설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많은 연극과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돈만 있다면 하나씩 골라보면서 하루를 보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재미없는 분카무라는 접어두고, 눈요기라도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도큐백화점에 입성했다.

 

 화려하다.

한국에서 명품관을 한두번 어슬렁거려 보기는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이 곳에서 잠시 열만 식혔다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랐다.

 

 점점 어두어지고 있는게 보인다.

 

 옥상에 있는 가든을 가는 입구에 있는.. 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저곳으로 가면 시부야를 볼 수 있다.

 

 어이가 없다. 술가게가 있었다. 

테이블에 앉을려면 술과 안주를 시켜야 한다니...

 

 종자를 모르는 씨앗들이 잔뜩 있었다.

이거나 구경하자는 심산.

 

 여기까지 왔으니까, 사진이나 찍자고..

서럽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그냥 1층까지 내려가기로 했다.

'여기서 이렇게 실망할 줄은...'

 밖은 해가 지고, 저녁이다.

어서 서둘러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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