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여행/1. 해외여행

첫째날 - 실패한 도쿄에서의 시간

이슈_다_있슈 2009. 11. 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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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쿄역에서 긴자가 걸어서 10분이면 간다는 책을 그대로 믿고서 도쿄역에서 긴자로 걷기로 했다. 너무 무모했던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앗다. 도쿄가 우리가 생각했던 번화가일 것이라는 예상은 단 5분만에 무참히 깨졌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그저 큰 건물들이 듬성듬성 있을 뿐이었다. 도쿄역은 그냥 도쿄역이다.

  

 도쿄의 밤은 어둡고 어수선했다.

 

 굉장히 큰 빌딩 하나가 보여서 드러가서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만 하고 나왔다. 

신마루노우치빌딩으로 굉장히 럭셔리한 분위기였다. 우리랑 맞지 않은 곳.

 

일본에 도착해서 가장 많이 본 것은 일본 자판기다. 과장을 하자면 길을 걸어가는 걸음마다 보일 정도로, 구석구석 일본자판기가 한대도 아니라, 여러대가 같이 있었다.

가격을 보고는 웃었다. 도저히 살 엄두가 나지 않아서.. 

 

 

긴자

20분을 걸으니까, 긴자역이 보였다. 얼마나 반갑던지.. 이미 8시가 넘은 시간. 몰랐기 때문에 무작정 걸어서 올 수 있었다. 알았다면 과연 걸어서 올 수 있었을까? 스스로 무모함에 박수를 보냈다.

오늘의 여정은 이 곳을 위해서 온 것이지만, 몸도 마음도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안도감은 밀려왔다.

 

 솔직히 저기에 붙은 간판을 보고 긴자인줄 알았다. 돌아보니, 옆에 긴자역이 있었으니까.

 

 외국인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여기서는 금발도, 우리도, 모두 외국인이었다.

 

 긴자역 주변 골목에도 술집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가게 밖에다가, 술상자 위에 술을 놓고,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안주삼아 술을 마시는 모습들.

 

애플스토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최신 mp3플레이어를 비롯해서 노트북과 헤드셋 등을 사용해 볼 수 있었는데, 사진촬영은 막아서 어쩔 수 없이 건물을 배경으로 찍었다.

 

  

도쿄역 근처 마쓰야

이미 오늘 일정은 실패였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 또다시 걸어서, 서둘러 도쿄역을 향하는데 이미 시간은 8시가 지나있었고, 기내식을 먹은 이후로 음식을 먹지 못해 기운마저 잃었다.

우선 급한 허기부터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도쿄역 근처에 마쓰야가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규동 전문점.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쇠고기 덮밥 전문점. 

 

 혼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일상적인가 보다. 우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혼자서 식사를 했다.

주문은 자동주문기에서 계산 후에 표를 내면 규동을 내줬다. 이 또한 일상적인가 보다. 일본사람이 하는 것을 훔쳐보고서야 우리도 주문할 수 있었다.

 

 350엔으로 푸짐한 한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굉장히 싼 가격. 우리나라보다 싸다.

고기가 부드럽고 양념은 짭잘한게 너무 맛있었다. '뱃가죽이 등짝에 붙어서일까?'

 

 

다시 도쿄역

규동을 먹고나니, 9시가 지나있었다. 결국 오늘 일정을 이렇게 접자고 이야기를 했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첫날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로, 허무하고 서러운 마음에 울컥했다. 그렇지만 마지막 열차시간이 다가올 수록, 의지가 땅에 떨어지고 피로가 몰려왔다. 

 

 도쿄역이 제일 밝은 곳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돌아와서야 깨달았다.

 

 도쿄역 외부는 굉장히 럭셔리 하지만, 실상은 여기저기 공사중이었다.

 

 

아사쿠사바시

이미 10시가 지났다. 오는동안 서로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상황.

너무나 피곤했다. 역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5분거리지만, 몇번이나 도중에 쉬었다 가곤 했다.

숙소에서 씻고 짐 정리를 하고, 내일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 같다. 욕심이 너무 과하면 안 좋은 것이다.

 

재영이의 얼굴에서 피곤이 보인다. 나는 더 했으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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